CRM? 뭔지 모르지만 우리 쇼핑몰도 해야 할까요?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관리하는 입장이라면 CRM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돼요.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는 분이 많아요. 누구는 문자를 보내는 거라고 하고 누구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거라고 해요. 둘 다 틀린 말은 아니에요. CRM은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활동 전체를 가리키고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이 메시지 발송이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쇼핑몰이 CRM을 꼭 해야 할까요? 네, 반드시 해야 해요. 선택이 아니에요. 재구매를 만드는 일이 곧 CRM이니까요. 그러면 자사몰은 어느 정도로 CRM해야 할까요? 자사몰은 고객과 직접 관계를 쌓을 수 있어 CRM 효과가 좋지만, 수백만 유저가 사용하는 앱이나 큰 기업의 프로모션을 참고할 필요는 없어요. 자사몰에 필요한 CRM은 따로 있어요. 이 글에서는 CRM을 다시 살펴보고, 판매 채널별 차이와 함께 자사몰이 챙겨야 할 CRM을 중요도에 따라 3단계로 나눠서 설명할게요.
넓은 CRM과 좁은 CRM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은 우리말로는 고객 관계 관리라고 해요. 고객을 알고 고객이 계속 찾아오도록 관계를 이어가는 활동을 모두 포함해요. 그래서 CRM의 의미를 넓게 볼 때와 좁게 볼 때 가리키는 범위가 꽤 달라요.
넓게 보면 고객이 쇼핑몰과 만나는 모든 것이 CRM이에요. 그래서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일 전체가 CRM에 포함돼요. 클릭 한 번으로 처음 온 고객을 회원으로 바꾸는 간편 회원가입 기능이나 적립금과 회원 등급 같은 혜택도 모두 CRM으로 볼 수 있어요.
좁게 보면 메시지 보내는 일에 집중돼요. 문자와 알림톡과 앱 푸시와 이메일로 쿠폰이나 신상품 소식이나 장바구니에 담아둔 상품을 알려주는 거예요. 실무에서 “CRM 한다”고 하면 대부분 이쪽을 가리켜요. 고객 입장에서는 가장 직접 체감하는 CRM이기도 해요.
두 정의는 따로 움직이지 않아요. 넓은 CRM이 고객을 위한 길을 깐다면 좁은 CRM은 그 길에서 고객의 행동을 유도해요. 그래서 쇼핑몰에 필요한 목적이나 원하는 성과에 따라 서로를 보완해요. 이 부분을 알고 있어야 마케팅이나 운영에서 초점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요.
오픈마켓과 자사몰의 CRM 전략 차이
판매 채널에 따라 이커머스 CRM 전략에도 차이가 있어요. 오프라인 매장은 단골의 얼굴을 기억하지만 이커머스는 데이터로 고객을 기억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쇼핑몰이 쓸 수 있는 데이터에 따라 타겟으로 삼을 수 있는 고객도 달라져요. 오픈마켓은 플랫폼이 데이터를 관리하기 때문에 제한적이라면, 자사몰은 쇼핑몰이 데이터를 가져가기 때문에 고객 관리를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요.
① 오픈마켓은 플랫폼이 허락한 만큼만 할 수 있어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쿠팡 같은 오픈마켓에서는 고객 정보를 플랫폼이 쥐고 있어요. 판매자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능 안에서 CRM을 해요. 예를 들어 스마트스토어에서 알림받기를 설정한 고객에게 쿠폰을 보낼 수 있어요. 설정이 간단하고 바로 쓸 수 있지만, 고객은 판매자(쇼핑몰)가 아닌 플랫폼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요. 게다가 같은 플랫폼에 비슷한 상품을 더 싸게 파는 판매자가 있으면 다음 구매 때는 더 싼 곳으로 옮겨가기도 쉬워요. 더 큰 문제는 고객 정보가 판매자에게 없으니 떠난 고객을 다시 부를 방법도 마땅치 않아요.
② 자사몰은 고객과 직접 관계를 쌓을 수 있어요
자사몰에서는 회원 정보와 구매 기록이 쇼핑몰에 쌓여요. 누가 언제 무엇을 샀는지 알고 있고 필요에 따라 고객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어요. 첫 구매 고객에게 감사 쿠폰을 보내거나 한동안 오지 않은 고객에게 신상품 소식을 전하는 일도 쇼핑몰이 원하는 방식대로 할 수 있어요.
대신 쇼핑몰이 오픈마켓이 제공하는 기능을 준비해야 해요. 고객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마케팅 수신에 동의하도록 동선을 만들어야 해요. 문자나 알림톡을 보낼 발송 채널을 연결하고 어떤 고객에게 언제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도 정해야 해요. 쿠폰과 적립금 같은 혜택을 설계하는 것도 쇼핑몰 몫이에요. 오픈마켓이 대신 해주던 일을 떠안는 셈이라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요. 이 부담 때문에 CRM을 아예 포기하는 쇼핑몰도 종종 있어요.
완벽한 CRM 대신, 지금 필요한 CRM만 하세요
그렇다고 고객 관리에 필요한 것을 한 번에 모두 갖출 필요는 없어요. CRM이라고 하면 고객 데이터를 잘게 나눠 분석하고 그룹마다 다른 메시지를 보내는 복잡한 작업부터 떠오르기 쉽지만, 대부분의 자사몰에는 이정도 CRM이 필요하지 않아요.
먼저 정교한 분석은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야 의미가 있어요. 회원이 몇백 명인 쇼핑몰에서 고객을 여러 그룹으로 잘게 나누면 한 그룹에 몇십 명만 남아서 결과를 믿기 어려워요. 그리고 아무리 훌륭한 문구를 준비하고 설계한다고 해도 CRM을 운영할 사람이 부족해요.
그렇다고 안 하면 안 돼요. 자사몰은 결국 트래픽을 스스로 만들어야 해요. 오픈마켓은 플랫폼이 손님을 데려오지만, 자사몰은 그렇지 않아요. 처음에는 광고로 트래픽을 만들겠지만, 광고를 껐을 때 방문자가 끊기면 쇼핑몰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돼요. 그래서 이미 한번 찾은 고객을 확실한 트래픽으로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일단은 여기에 필요한 CRM만 하세요.
① 마케팅 수신 동의와 회원가입, 연결고리는 만들어두세요
이탈한 고객을 다시 부르려면 먼저 연락할 수 있어야 해요. 이걸 막는 대표적인 걸림돌이 비회원 주문과 마케팅 수신 동의예요. 비회원으로 사고 떠난 고객은 다시 부를 방법이 마땅치 않아요. 회원이라도 수신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광고성 메시지를 보낼 수 없고요.
이런 부분을 미리 고려하는 것도 CRM이에요. 카카오나 네이버 계정으로 바로 가입하는 간편 회원가입을 붙여 문턱을 낮춰보세요. 비회원 주문을 줄일 수 있어요. 마케팅 수신 동의는 가입할 때 함께 받아두면 돼요. 이 두 가지는 최소한의 연결고리라서 꼭 미리 준비해 두세요.
② 운영에 필요한 자동 메시지부터 시작하세요
메시지를 보낸다면 자동 메시지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자동 메시지는 한 번 설정해두면 알아서 돌아가요. 매번 새로 작성할 필요가 없어서 운영할 사람이 부족한 자사몰에 잘 맞아요.
메시지 내용도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첫 메시지는 고객이 당연히 기다리는 운영 안내로 준비해보세요. 주문 결제 완료와 배송 시작 안내처럼 주문 흐름에 맞춰 보내는 알림이 대표적이에요. 무통장 입금 안내나 입금 만료 예정 안내는 고객이 결제를 놓치지 않게 도와줘요. 회원가입 환영이나 회원등급 변경 안내 같은 회원 관리 메시지도 좋아요.
③ 광고성 메시지로 고객을 더 설득하세요
운영에 필요한 자동 메시지가 자리 잡았다면 다음은 고객을 설득하는 광고성 메시지를 추가해보세요. 가장 쉬운 것은 고객이 관심을 보인 순간에 자동으로 보내는 메시지예요.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잊은 상품이나 재입고 소식을 알리는 메시지가 대표적이에요. 처음 구매한 고객 대상으로 혜택을 안내하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다만 광고성 메시지는 수신 동의를 받은 고객에게만 보낼 수 있어요. 처음에 연결고리부터 만들어두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CRM을 시작하기 전에 자주 묻는 질문
CRM을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망설여지는 지점이 있어요. 쇼핑몰 운영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모아봤어요.
Q. 메시지를 자주 보내면 고객이 떠나지 않나요?
필요한 내용이라도 메시지를 자주 보내면 수신 거부가 늘 수 있어요. 그래서 횟수보다 타이밍이 중요해요. 장바구니 알림이나 재입고 알림처럼 고객이 먼저 관심을 보인 상품에 대한 메시지는 광고보다 안내에 가깝게 받아들여져요. 수신 동의를 받을 때 어떤 소식을 보낼지 미리 알려두면 고객이 느끼는 부담도 줄어요.
Q. 메시지를 보냈는데 효과가 없어요. 왜 그런가요?
모든 고객에게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 그게 원인일 수 있어요. 받는 사람과 상관없는 내용은 금방 무시돼요. 전체 발송을 줄이고 2단계에서 소개한 자동 메시지부터 시작해 보세요. 고객의 행동에 맞춰 보내는 메시지는 반응을 확인하기도 쉬워요.
Q. 회원이 적은데 CRM이 의미가 있나요?
세그먼트(그룹)를 나누면 의미 없을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CRM이 의미 없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회원이 적을수록 한 명 한 명의 재구매가 더 중요해요. 조금이라도 연락할 수 있는 고객이 있다는 건 광고비 없이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창구가 있다는 뜻이에요. 회원 수와 상관없이 시작할 수 있는 1단계와 2단계를 바로 시작해보세요.

